2014. 10. 3. 01:49





새벽 두시

김지하


새벽 두 시는 어중간한 시간

잠들 수도 얼굴에 찬 물질을 할 수도

책을 읽을 수도 없다

공상을 하기에는 너무 지치고

일어나 서성거리기엔 너무 겸연쩍다


무엇을 먹기엔 이웃이 미안하고

무엇을 중얼거리기엔 내 스스로에게

너무 부끄럽다. 가만 있을 수도 없다


아무것도 할 수 없다

새벽 두시다

어중간한 시간

이 시대다