SCRAP/book

텅 빈 액자

moon-dust 2014. 9. 12. 04:40




텅 빈 액자

유희경


눈 덮인 지붕과

궁핍의 나무를 떼어낸다

서러운 그림이다


그림은 그의 것이다

등 너머 실팍한 마음이

이제야 먼지처럼 날린다


거실 옆 부엌에는

그릇을 깨먹은 여자가 있다

잔소리하듯 하얀

그릇됨의 속살


떼어낸 자리라 환하다

어떻게 그렇게 했는지

없어진 나날보다

있었던 나날이 더 슬프다