SCRAP/book

창문의 완성

moon-dust 2014. 8. 15. 01:25



창문의 완성

이병률


다음 계절은 한 계절을 배신한다

딸기꽃은 탁한 밤 공기를 앞지른다

어제는 그제로부터 진행한다

덮거나 덮힌다

성냥은 불을 포장한다

실수는 이해를 정정한다

상처는 상처를 지배한다

생각은 미래를 가만히 듣는다

나중에 오는 것은 적잖이 새로운 것

네가 먼저 온다 시간은 나중에 온다

슬프게 뭉친 것은 나중까지 오는 것이다

희부연 가로등 밑으로도 휑한 나뭇가지로도 온다

한 번 온 것은 돌아가는 길을 생각하지 않으며

어떤 시험도 결심도 않는다

시간은 나중 오는 것이다 네가 먼저 오는 것이다